도시 음식 폐기물 해결, 혁신적인 해결책과 글로벌 협력이 열쇠

“오늘날의 기아 문제는 식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전 세계는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지만, 매년 그중 약 5분의 1이 사라지거나 버려집니다. 식량 손실과 낭비를 줄이는 것은 우리가 기아 해결을 위해 우리가 가장 빠르게, 또 가장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세계식량계획(WFP) 라니아 다가쉬-카마라 사무차장보가 2025 서울국제기후환경포럼(SIFCE)에서 전한 말이다.
2025년 9월 23일 개최된 2025 서울 국제기후환경포럼에는 전 세계의 전문가와 시민, 기업 그리고 기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도시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환경 과제 중 하나인 음식물 폐기물 문제를 다뤘다.. ‘음식폐기물에 대한 실천적 대응,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도시의 음식물 폐기물 낭비를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경험이 공유됐다.
왜 음식 폐기물 문제 해결이 중요한가
음식 폐기물은 환경적·사회적 파급력이 큰 도시 문제다. 라니아 다가쉬-카마라 사무차장보에 따르면 음식물 폐기물에서만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가 발생하는데, 이는 세계 3위 배출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방치된 음식 폐기물은 환경 파괴와 경제적 손실을 일으킨다. 음식을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먹을거리를 버리는 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키우고 만드는 데 쓰인 땅과 물, 에너지까지 낭비한다는 뜻이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고 과소비가 이뤄지는 도시는 폐기물 처리 공간이 한정적이어서 더욱 효율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음식 폐기물을 줄이려면 예방, 재분배, 퇴비화, 혁신 기술 활용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정부와 지역사회, 시민이 함께하는 협력이 성공의 핵심이다.
인구 960만 명의 대도시 서울은 매일 발생하는 방대한 음식물 폐기물 문제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제로 웨이스트 서울’ 비전을 통해 서울은 이 문제에서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음식물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확대, 그리고 시민 참여형 정책으로 전 세계 도시들에 영감을 주고 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 시장은 “서울은 지난 10년 간 시민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25% 줄였습니다. 현재 음식 폐기물은 100% 사료, 퇴비, 바이오가스로 자원화되고 있으며, 과거 매립 방식 대비 매년 28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는 1998년 세계 대도시 최초로 음식물 폐기물 분리배출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음식물 종량제를 그리고 2018년에는 RFID 기반 종량제를 전 자치구로 확대했다. RFID가 부착된 전용 수거통은 가정별 음식 폐기물을 정확히 계량해 합리적인 처리 비용을 부과하고 시민들로 하여금 음식물 폐기물을 줄이도록 유도한다. 현재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의 78% 이상이 이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RFID 종량제 확대, 대형감량기 도입, 바이오가스화 전환율 증가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34만 1천 톤을 추가적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 세계가 지혜를 모아 음식물 쓰레기 해결에 나서다
ICLEI 동아시아 본부는 오랫동안 서울국제기후환경포럼을 지원하며 전 세계 회원 도시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꾸준한 협력은 풍부한 지식 교류의 장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서울시의 앞선 지속가능성 사례를 배우는 동시에 각 도시의 혁신적인 해법을 소개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 포럼에는 베이징, 코르도바, 헬싱보리, 퀘존에서 온 대표들이 포럼 무대에 올라 음식 폐기물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식문화 확산을 위한 혁신적인 전략을 공유했다. 세션의 문을 연 주슈 ICLEI 동아시아본부장은 “복잡한 음식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려면 글로벌 협력, 지식 교류, 그리고 각 지역 차원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클레이 동아시아 본부장 주 슈가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베이징은 중국의 ‘제로 웨이스트 도시’ 시범 도시로 선정되어 2035년까지 대규모 폐기물 감량과 자원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무 분리배출제를 시행하고, 음식물 폐기물 처리 기술에 투자하며, 시민 교육과 디지털 모니터링을 강화해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습관을 정착시키고 있다. 규제, 인프라, 지역사회의 참여를 결합한 이러한 통합적인 접근은 베이징의 순환경제와 기후 전략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베이징시 생태환경국의 링 샤오 부과장은 베이징이 음식물 폐기물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베이징에서는 기관의 폐기물 관리 정책을 개선하고, 사회 전반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시민 인식을 높여 가정 내 생활 습관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베이징시 생태환경국 고체폐기물 및 화학물질관리과 부과장 링샤오가 베이징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아르헨티나 중부에 위치한 코르도바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순환경제 혁신과 지속가능한 식품 체계를 선도하는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코르도바는 글로벌 행사를 개최하고, 선진적인 폐기물 관리 전략을 도입하는 한편, Fomentando Huertas와 같은 지역 이니셔티브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 텃밭을 운영하며 도시 농업을 식량 안보, 영양, 퇴비화와 연결하고 있다. 또한 공공·민간 협력, 교육 프로그램, 도시 농업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소비, 폐기물 감축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고 있다.
코르도바시의 멜리사 엘리자베스 디아스 아쿠냐 환경·순환경제부 국장은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청 내부에서 각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정책의 방향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멜리사 엘리자베스 디아스 아쿠냐,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시 환경 및 순환경제부 국장
필리핀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인 퀘존은 지방 정부 차원에서 음식물 쓰레기 관리와 순환경제 실천을 선도하는 도시로 부상했다. 퀘존시는 음식 폐기물 관련 조례를 제정해 매립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잉여 식량의 회수와 재분배를 제도화했다. 아울러 지역 곳곳에 퇴비화 거점을 마련해 생분해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생산된 퇴비는 도시 내 정원과 농장에서 다시 활용되고 있다.
퀘존시 기후변화·환경지속가능부 과장 이안 L. 아가텝은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유도하며, 친환경 조달 정책을 시행하는 등 시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을 강조했다.
모니카 뤼엘 룬딘, 헬싱보리 학교 및 여가 행정국 환경 조정관
필리핀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인 퀘존은 지방 정부 차원에서 음식물 쓰레기 관리와 순환경제 실천을 선도하는 도시로 부상했다. 퀘존시는 음식 폐기물 관련 조례를 제정해 매립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잉여 식량의 회수와 재분배를 제도화했다. 아울러 지역 곳곳에 퇴비화 거점을 마련해 생분해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생산된 퇴비는 도시 내 정원과 농장에서 다시 활용되고 있다.
퀘존시 기후변화·환경지속가능부 과장 이안 L. 아가텝은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유도하며, 친환경 조달 정책을 시행하는 등 시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을 강조했다.
프란시스 이안 L. 아가텝, 퀘존시 기후변화 및 환경지속가능부 과장
포럼 참가자들은 선진 폐기물 관리 기술과 정책을 확산하기 위해 도시 간 교류와 학습 플랫폼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음식물 폐기물 관리에 대한 도시 간 교류를 확장하기 위해, 포럼 연사였던 모니카 뤼엘 룬딘은 9월 26일 인천 제물포중학교에서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주제로 열린 워크숍에 참여했다. 교사와 영양사 40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인천시교육청과 이클레이 동아시아 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국제 경험을 공유하고 인천 지역 학교의 음식 폐기물 감축 노력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계기가 되었다.